이번에 포포투 렛츠리뷰에 당첨이 되어서 포포투를 받았습니다. 안그래도 매월 사서 읽고 있는 잡지이기에 한번 날을 잡아서 포포투 이야기를 해보려던 참이었는데 렛츠리뷰 겸해서 포포투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렛츠리뷰용으로 받은 포포투 8월호 이야기는 글의 마지막 부분에 붙이는 것으로 하고, 본문은 국내판 포포투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 포포투 ]
포포투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월간 축구 잡지로, 1994년 Haymarket사가 창간하였습니다. 포포투라는 이름은 현대 축구에서 가장 기본적이자 가장 영국적인 포메이션인 4-4-2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국어판은 미디어윌에서 2007년 6월에 창간 하였습니다. 창간 시기가 박지성, 이영표 등 국내 선수들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진출로 인한 해외 축구 리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지는 시기였던 것과 로컬라이징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빠른 시간 내에 국내 축구 전문 잡지 중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영국 태생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의식적으로 K리그 등 국내 축구 리그에 대한 비중을 높인 것도 성공적인 로컬라이징의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 포포투는 뭐가 다른가 ]
리그의 수준에 관한 논쟁은 차지하더라도, 흥행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최근의 EPL은 유럽의 리그 중에서도 최고임은 분명합니다. 자본이 집중되면서 해마다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EPL로 모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 태생의 포포투는 웹이나 기타 매체에서는 볼 수 없는 EPL에서 뛰고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들에 대한 독특하고 심도 깊은 인터뷰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8년 2월호에서 다뤘던 빅4 키 플레이어들의 연쇄인터뷰는 이러한 포포투만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포포투는 해외 잡지의 라이센스지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K리그와 선수들에 관한 기사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달 리그의 유망주를 소개하는 'The boy's a bit special'과 같은 코너에서는 1명의 국내 선수와 1명의 EPL 선수를 선정하는 식입니다. 단순히 해외 잡지를 번역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해외의 우수한 콘텐츠와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의 균형감 있는 적절한 배치가 포포투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창간호에 실렸던 K 리그 베스트 23인이나 2008년 4월 호에 실렸던 정대세 선수의 기사는 이러한 로컬라이징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만큼 양질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잡지라는 매체의 특성상 부록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활자 매체에 비해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포투 창간호가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1200명이 넘는 인물에 대한 정보를 담은 '유럽 축구 인명 사전'을 부록으로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2007년 9월 부록으로 제공되었던 '시즌 프리뷰' 등 축구 팬들이라면 반길만한 특색있는 부록 역시 포포투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포포투는 뭐가 문제인가 ]
포포투의 가장 큰 문제점은 EPL과 K리그만을 중심으로 잡지를 구성하다보니 다른 리그에 대한 내용이 너무 적어 축구의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세리에A의 경우 특집 기사가 없는 일반적인 경우 잡지에 실리는 분량은 반 페이지에 불과합니다. 소위 빅리그라고 불리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리그가 축구 잡지에 겨우 반 페이지(혹은 그 이하)만 실리는 것은 정상적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1년이 넘어가면서 줄어들고는 있지만 편집상의 실수로 인해서 한창 이어지던 글이 갑자기 끊겨버린다던가, 많은 수의 오탈자, 해외 기사들의 번역 퀄리티 등은 작은 부분이지만 보다 양질의 잡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또한 잡지 표지를 이중으로 하여 광고를 넣는 방식은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는 장점이 있겠지만 실제로 잡지를 펼칠 때 표지가 접힌다거나 휘어지기 쉬워서 온전한 상태로 포포투를 소장하기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단점이 되겠습니다.
포포투의 장점이기도 했던 부록은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포포투의 성의 있고, 실용적인 부록이 있는 반면 실용성이 떨어지거나 질이 떨어지는 부록도 존재했습니다. 창간 1주년 기념호 부록이었던 유로 2008 브로마이드의 경우에는 진출팀의 국기를 잘못 표기했고, 역시 1주년 기념호부터 부록으로 제공되고 있는 플레이어 카드 역시 다소 낮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연초 부록으로 제공되었던 대형 달력은 벽에 걸 수 없는 낱장 형태로 제공되어서 실제 달력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움이 많은 부록이었습니다.(작더라도 탁상 달력 형태로 제공 했다면 더 실용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 포포투와의 1년, 그리고 새로운 1년 ]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EPL의 인기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평소에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아니면 축구에 관심이 없던 많은 사람들을 티비와 모니터 앞으로 끌어들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대학가에서는 유명 팀의 레플리카를 입은 젊은이들을 보는 것은 낯설지 않은 일이 되었고, 맨유와 같은 유명팀은 국내 팬 커뮤니티가 크게 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선발로 나오는 날에는 새벽까지 수많은 국민들이 티비 앞에 앉고,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검색어가 됩니다. 이러한 EPL의 인기를 등에 업은 영국산 포포투의 국내 시장 상륙 1년은 비교적 성공적이었습니다. 웹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사진들과 심도 깊은 기사들은 많은 축구팬들을 포포투의 팬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하드토크와 같은 코너들은 선수들과 감독들의 깊은 속내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이 넘는 해외 축구 뉴스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빅리그의 모든 경기 영상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알고자하는 팀의 역사와 전술, 선수의 신상명세와 같은 정보들은 찰나의 순간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월간으로 발간되는 잡지라는 미디어는 어쩌면 점점 퇴화되어가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잡지는 이제 신속한 정보의 제공이나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고유의 독특함을 무기로 해야하는 시대가 되었고, 포포투는 그러한 고유성을 지난 1년 동안 보여주며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작은 겨자씨의 꿈'을 가지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콘텐츠로 이 땅에 풍성한 축구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던 창간호의 마음을 잊지 않고 지난 1년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의 1년을 더욱 새로이 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마음에 품고 매달, 매해마다 발전하는 포포투가 되기를 바랍니다.
축구팬이자 포포투의 팬으로서 스타일리쉬한 축구 잡지 포포투의 새로운 1년을 기다려 봅니다.
포포투 한국 홈페이지 :
http://www.fourfourtwo.co.kr/리뷰하라고 책을 받았으니 리뷰를 쓰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이번달 포포투는 스페셜원 무리뉴 감독을 표지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해외 리그들이 휴식을 갖는 기간인 만큼 클럽의 내용보다는 유로 2008의 후일담이나 올림픽 대표팀,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국가대표팀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무리뉴 감독이 표지 모델이어서 특별한 인터뷰나 기사를 기대했는데 사진을 제외하고 딸랑 반 페이지로 구성된 인터뷰는 이번 포포투에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번달 포포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유로 2008의 경우에는 '유로의 미녀들'을 모은 사진 등 유로에서의 특별한 장면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더불어 역사적인 우승을 이뤄낸 스페인팀에 관한 기사들 또한 스페인 대표팀의 미려하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흡족함이 느껴지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8월호 포포투에서 최고의 기사 3가지를 꼽는다면, 한국 축구에서 항상 First and Best인 홍명보 코치의 인터뷰, 미셸 플라티니와 지네딘 지단을 되돌아 보는 Once Upon a Time, 객원기자 존 듀어든(이분은 이전에도 대표팀과 허정무 감독에게 쓴소리를 한적이 있었죠.)의 긴급 제언이 되겠습니다.
비단 포포투만이 아니라 GQ같은 패션지나, 게이머즈같은 게임잡지를 사더라도 대개 잡지의 서두에 실리는 편집장의 글을 유심히 읽는 편입니다. 어떤 글이나 책들에서도 서론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편집장의 글을 보면 그 잡지가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과 내용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더운 여름날 냉정함의 미덕을 이야기한 포포투처럼 우리 국가대표팀의 수장들도 그러한 냉점함의 미덕으로 국민들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