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 100주년 경기이자 올 시즌 첫 번째 밀란 더비가 열렸습니다. 이 경기 전까지 밀란은 1, 2라운드 연패 이후 2연승(웨파컵을 포함하면 3연승)으로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보리엘로의 부상과 기존의 부상자들(네스타, 센데로스, 피를로, 인자기)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면서 베스트 스쿼드로 경기에 나설 수는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영입된 호나우지뉴 선수와 셰브첸코 선수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이 커져가고 있었죠.
경기 선발 포메이션은 4-3-2-1 이른바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불리우는 진형으로 수비진에 잠브로타, 말디니, 칼라제, 얀쿨로프스키 선수가 미드필더 3의 자리에는 가투소, 세도르프, 암브로시니 선수가 2의 자리에는 카카와 호나우지뉴 선수가 원톱 공격수로는 파투 선수가 나왔습니다. 수비 포백은 이전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현 상황에서의 베스트 멤버가 나왔습니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 풀백의 공수 밸런스가 경기 내내 좋았고, 홈에서 치뤄지는 마지막 더비에 나선 말디니 선수는 경기 초반 이브라히모비치 선수를 놓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소 불안해 보였지만 경기 전체적으로는 이브라히모비치와 후반에 마구 들어온 상대편 공격수들의 러쉬를 잘 막아주었습니다.
주간 MVP에 선정된 로쏘네리의 캡틴 말디니
미드필더에서는 경기 내내 인테르를 압도하는 모습으로 경기를 장악했는데 부상에서 돌아온 가투소 선수의 열정과 피를로 선수 고유의 생소한 포지션에서 뛰면서도 밀란과 경기 전체를 주도한 세도르프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이 경기 최우수 선수라고 생각되는 세도르프 선수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지난 시즌 밀란 더비에서 인테르의 캄비아소 선수가 공수에 걸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 비교할 수 있을만한 활약이었습니다.) 하이라이트가 아닌 풀 타임 영상으로 이 경기를 본다면 특별한 재능을 가진 한 명의 미드필더가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이 세 명의 미드필더들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인테르의 측면 공격을 완전히 무력화 시켰고, 혼자 어려운 경기를 풀어나가던 이브라히모비치 선수까지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만큼은 갓시돌
원톱으로 출장한 파투 선수 아래에 호나우지뉴 선수와 카카 선수를 배치하면서 브라질 삼총사를 내세운 공격진은 원톱에서 고전한 파투 선수와는 달리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시작한 호나우지뉴 선수와 카카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종종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이적 후 첫 골을 더비 결승골로 기록한 호나우지뉴 선수의 클래스와 부상에서 돌아와 폼이 올라오기 시작한 카카 선수의 재능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이 경기를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기의 유일한 골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호나우지뉴에서 카카로 그리고 다시 호나우지뉴로 이어진 간명하지만 위력적인 두 선수의 멋진 콤비네이션이었습니다.
엄친아와 외계인의 콤비네이션
교체로 출장한 플라미니 선수는 전방에서 힘겨운 경기를 펼치던 파투 선수와 교체되면서 세도르프 선수가 조금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지켜주었고, 셰브첸코 선수는 비록 짧은 시간만 출전했음에도 회심의 슈팅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더비의 사나이)를 분명하게 했습니다. 마지막에 부상이 있었던 가투소 선수와 교체된 보네라 선수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경기 전체로 봤을 때 두 팀의 경기력은 한쪽의 우위를 쉽게 점칠 수 없는 백중세였지만, 승리를 향한 의지에서 한발 앞서 있었던 밀란 선수들과 팬들이 만들어낸 위대한 승리였습니다. 이 승리를 통해서 밀란은 리그에서 연승을 이어갔고, 리그 순위에서도 상위권 바로 아래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속속 이루어진다면 긴시간 헤어져있던 스쿠데토와의 만남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마지막 마무리는 이번 경기와는 별 관계 없는 카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