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이 패한 것이 정당한 경기였습니다. 물론 전반에 패널티킥을 넣었다면 경기의 흐름이 어떻게 되었을 지는 알 수 없겠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팔레르모에 압도당했습니다. 주중 경기가 있고, 카카가 없는 상황에서 밀란이 보여주는 답답함을 고스란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부상에서 막 회복한 선수들은 지쳐보였고, 이른 시간 부상으로 교체된 파투 선수의 공백은 밀란의 전반적인 스피드 저하를 가져왔습니다. 후반 83분 호나우지뉴 선수의 두 번째 패널티킥이 들어간 이후에 잠깐 반짝였을뿐 경기 전체에서 팔레르모에게 완패했습니다.
밀란의 선발 멤버는 카카 선수가 빠진 자리에 세도르프 선수가 들어가고, 가투소 선수 자리에 플라미니 선수가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현 상황에서 꾸릴 수 있는 베스트 멤버가 나왔다고 보면 되는데, 부상에서 복귀한 피를로 선수와 암브로시니 선수가 극도로 나쁜 경기력을 보이면서 중원 장악에 완전히 실패했고, 팔레르모의 계속되는 공격을 허용해야 했습니다. 여전히 불안한 수비진은 보네라-말디니 라인으로 나왔는데 보네라 선수는 센터백으로는 불안한 수비를 보였고, 말디니 선수는 체력적인 문제인지 상대 공격수를 자주 놓치면서 위험한 상황을 허용했습니다.
전반 중반 파투 선수의 부상으로 인자기 선수가 조기에 투입되면서부터 그나마 역습위주로 전개되던 밀란의 공격은 그야말로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중원에서 밀린데다 측면 돌파는 전혀 안되었고, 중앙 위주로 멀리서 긴패스를 넣어주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공격으로 일관하던 밀란의 공격은 그나마도 팔레르모의 골키퍼 아멜리아 선수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습니다.
전반 내내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던 팔레르모의 미콜리 선수의 중거리슛에 첫 골을 허용한 이후로 10분만에 카바니 선수의 골이 잇달아 터졌고, 80분에는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 있던 심플리시우 선수를 완전히 놓치면서 3번째 골을 허용했는데 실점 장면 모두에서 밀란 선수들은 팔레르모 선수들을 제대로 마킹하지 못했고, 플레이에는 선수들의 지친 기색이 역력습니다.
그나마 호나우지뉴 선수마저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여전히 지쳐있는 밀란이지만(주중에 열릴 컵 경기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음 리그 경기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 봅니다.
덧.. 어제는 맨체스터 더비부터 로마-피오렌티나 경기, 첼시-아스날의 런던 더비, 토트넘-포츠머스의 경기에 밀란 경기까지 연달아 보는 바람에(거의 7시간 정도 축구를 봤더니 머릿속에서 여러 팀 선수들이 뒤섞여서 정신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