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였습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최악이었고, 강팀인 유벤투스를 상대하면서 밀란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생각났던 문제점들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많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밀란의 베스트 스쿼드만 보면 세계의 어떠한 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다만 주전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 간의 수준 차이가 큰 밀란의 스쿼드에서 주전 선수들의 부상 문제는 리그 내내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경기에서 부상으로 제외된 주전 선수들을 살펴보면 일단 수비진에서 네스타와 보네라 선수, 미드필더진에서 가투소와 플라미니 선수, 공격진에서 카카와 보리엘로 선수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물론 가투소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이 경기 출장이 불가능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트레제게나 부폰 선수 같은 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 자리를 매꿔줄 스쿼드의 두터움을 보여준 유벤투스와 비교되면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하겠습니다.
2. 단조로운 공격 방법이번 시즌 밀란의 공격을 보면 왼쪽 측면 공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른쪽보다 왼쪽으로 돌아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들(대표적으로 카카, 호나우지뉴, 파투, 셰도로프)이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보니 그런데 최근 경기에서 전술적으로 오른쪽 공격을 지시받았던 카카 선수가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오른쪽 공격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밀란의 공격에 창의성을 부여하는 선수인 피를로 선수가 부상 이후 컨디션에 난조를 보이면서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한 돌파나 긴 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격 방식은 수비수들의 개인 능력이 좋고, 강력한 압박을 펼칠 수 있는 팀을 상대로 했을 때 공격 전개에 답답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짧고 간결한 다이렉트 패스 위주로 경기를 진행하던 유벤투스와 비교되면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유벤투스의 아마우리 선수
3. 중원 압박의 실패밀란은 보통 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 중원을 장악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물론 피를로 선수의 역할은 수비보다는 공격 전개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가투소 선수나 플라미니, 암브로시니 선수들과 같은 활동량이 많고 투쟁심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에 의해 중원 장악에 성공했을 경우에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안정적인 경기가 전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암브로시니 선수는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 아직 컨디션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에메르송 선수는 수비와 공격 전개 모두에서 굉장히 어중간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가투소 선수와 플라미니 선수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경기들에서도 쉽게 해법을 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경기를 지배했던 시소코 선수의 굉장한 활동량과 압박이 부러웠던 경기였습니다.
4.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네스타 선수가 빠진 밀란의 수비진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끊임없이 다른팀 수비수들의 영입 루머가 나고 있는 것만 봐도 밀란의 수비진이 겪고 있는 문제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양 측면 풀백들의 공격 가담은 좋은 편이지만, 말디니 선수와 칼라제 선수가 나오는 중앙 수비 라인은 상대 선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피지컬이 좋은 상대 공격수를 제대로 막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제공권이 좋은 선수들이 부족해서 코너킥이나 프리킥과 같은 셋트피스 상황이나 상대방에게 측면 크로스를 허용했을 경우에 결정적인 찬스를 자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얀쿨로프스키 선수가 여러번의 실책성 플레이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잠브로타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그나마 불안하던 수비진이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아주리와 비안코네리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키엘리니 선수
밀란이 못한 것도 있었지만 유벤투스의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던 경기였습니다. 보통 강팀들 간의 치열한 경기일수록 골이 적게 나고, 오히려 재미 없는 경기가 펼쳐지는 경우가 많은데 밀란을 응원하는 입장이 아니고 중립팬이었다면 굉장히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각각 공격과 수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유벤투스의 아마우리 선수와 키엘리니 선수는 정말 탐나는 재능이더군요. 우리팀의 보리엘로와 보네라 선수가 저렇게만 해주면 소원이 없을텐데 말이죠.